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AI를 사용한 바이브 코딩이 손코딩보다 뒤떨어진다는 인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듯 보입니다. 학습 데이터가 부족한 일부 분야를 빼면, 코드를 만들어내는 일 자체는 바이브 코딩이 손코딩을 앞질렀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손코딩으로 하면 며칠 걸릴 일이 바이브 코딩으로는 한 시간도 안 되어 완료됩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바이브 코딩만 하면 뭐든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글과 영상을 자주 접합니다. 쉽게 만들 수 있다는 데는 저도 동의합니다. 코딩은 이제 가장 어려운 단계가 아닙니다. 하지만 바이브 코딩을 소개하는 글과 영상들은 정작 중요한 이야기는 빼놓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웹 서비스나 앱은 잘 만드는 것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틈틈일기 앱을 바이브 코딩으로 만들어 앱스토어와 플레이스토어에 출시하고 운영하고 있습니다. 앱을 완성한 뒤에도 개발자 계정 등록, 스크린샷 촬영, 개인정보처리방침 작성, 스토어 심사 대응 같은 출시 절차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운영까지 생각하면 애드몹, 구글 애널리틱스, 구글 애즈, 파이어베이스 설정 같은 일이 더해집니다. 바이브 코딩으로 처음 앱을 만들어본 사람이 혼자 감당하기엔 버거울 수 있는 부분입니다. AI의 도움으로 대부분 진행할 수는 있었지만, 그대로 따라하면 될 만큼 정확하게 절차를 알려주지는 못해서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웹/앱을 만든 후 중요한 부분은 테스트입니다. 보안 문제는 없는지, 기능이 의도대로 동작하는지, 사용자가 엉뚱한 입력을 했을 때 잘 대처하는지 등을 점검해야 합니다. 챗봇 웹서비스를 개발했을 때도 아이디어를 생각해내서 구현하는 시간보다 점검하고 테스트하는 시간이 더 길었습니다.

 

출시 후에는 만든 웹/앱을 사용자에게 알리는 일이 남아 있습니다. 만들어 출시만 한다고 사용자가 늘지 않더군요. 광고 비용을 집행하고 나서야 사용하는 사람이 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바이브 코딩이 낮춰준 것은 '만드는 단계'의 문턱입니다. 서비스를 출시하고 운영하는 전체 과정을 대신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언젠가는 이 일들마저 AI가 대신해줄 조짐이 보이고, 실제로 일부는 이미 AI에게 맡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아직까지는, 만드는 것은 시작일 뿐이고 진짜 일은 그다음부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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